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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레기통에서 태어났어.
쓰레기통이라고 불리는 범죄자들의 은신처에서 자랐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을 훔쳐 나만의 왕국을 만들었어.

나는 무자비한 악당은 아니야.
뭐, 철학까지는 아니어도 나만의 훔치는 기준이 있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 하나쯤 없어져도 좋은 것.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서 없어진 지도 모르는 것.
잃어버리고도 찾지 않는 것.
필요 없다 생각해서 버린 것

누군가 훔쳐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그런 것들을 훔쳐오지.

태어나는 순간부터 세상에서 지워진 존재였던 정연,
그녀는 생존에 필요한 것을 훔치는 법을 체득하며 자라나 도둑이 되었다.
부모도, 가족도, 친구도, 아니 생일이나 이름조차 가지지 못한 채 살아온 그녀에게
무언가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가장 순수하고도 절실한 본능이다.
정연은 그렇게 본능에 따라 가지고 싶은 것을 훔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 닮은 수한과 승하를 발견하고, 그들을 훔쳐 오게 된다.

부족함 없이 완벽해, 더 이상 훔치고 싶은 것이 없을 만큼.

정연, 수한, 승하, 길만 네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리고 놓쳐 버린 주변의 모든 것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