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때때로 실패하며 배우는 기획자 황효진의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이 입고되었습니다 
사적인서점에 들이는 책 중에 애정을 갖지 않는 책은 없지만, 이 책은 저에게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2018년 봄부터 가을까지 사적인서점에서 진행했던 "나의 사적인 잡지 만들기" 워크숍에서 출발한 책이기 때문이지요.

저는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떠오르는 대로 두서없이 내뱉고 되는 대로 일을 벌이는 우당탕탕 기획자입니다. 
그래서 겪지 않아도 될 시행착오를 자주 겪고,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굳이 장점을 찾는다면 일단 일부터 벌이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일까요 

효진님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며 준비된 기획자는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했습니다. 
'하고 싶다'라는 마음에 '왜'를 생각하고 '어떻게'를 고민해서 맥락을 만드는 사람. 기획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 
레퍼런스를 모으고 쓸모에 따라 분류해둔 다음 적재적소에 꺼내 쓰는 사람. 
그러니 "나의 사적인 잡지 만들기" 워크숍에서 가장 많이 배운 사람은 워크숍에 참가했던 분들이 아니라 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읽고 보고 듣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 분들에게 이보다 좋은 가이드북은 없을 거예요.

사적인서점 정지혜 드림

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나요?
우리는 매일매일 무언가를 보고 읽고 듣습니다. 종이 책이나 잡지를 읽고, 스마트폰 화면 위로 손가락을 움직여 가며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살피고, 메일함에 들어온 뉴스레터를 읽고, 흔들리는 버스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업로드되는 팟캐스트를 듣고, 혼자 저녁을 먹으면서 유트브를 봅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다양한 형식의 무수히 많은 콘텐츠에 파묻혀 지내는 거지요.
잘 만든 콘텐츠를 보고 읽고 듣다 보면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콘텐츠는 좋은 콘텐츠를 부르는 힘이 있고, 이제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회사에서 정년을 보장받기는 사실상 힘들어졌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앞날을 예측하는 일이 어려운 시대가 되면서 회사와 나를 분리하고, 나만이 가진 특별한 무언가를 나만의 콘텐츠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막상 ‘내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면 막막합니다. 뭔가를 만들고 싶긴 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고, 자신은 이야깃거리도 좋아하는 것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중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고, 요즘은 누구나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만든다고 하니 나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은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들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을 던져 보면 어떨까요. “나는 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걸까?”

나만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내기 위하여 
황효진은 책부터 팟캐스트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이자 콘텐츠 디렉터입니다. 기사의 형식을 비교적 유연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온라인 잡지 기자로 일하면서 탄탄하게 기획력을 쌓고, 프리랜서로 일하며 때로는 혼자 때로는 동료와 함께 온갖 형식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며 그야말로 콘텐츠 만들기에 대한 내공을 차곡차곡 쌓아 왔습니다. 그런 저자는 내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다른 무엇보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합니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굳이 하고 싶은지, 그 이야기를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진실을 전하려고 하는지, 이 콘텐츠로 다른 사람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야만 “분명한 목적이라는 튼튼한 줄기”가 세워지고, 그에 맞춰 기획의 방향을 잡을 수 있거든요.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란 내가 겪은 일과 내가 보는 세상을 글로, 목소리로, 영상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누군가와 연결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나만의 콘텐츠를 넘어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겠죠.
저자는 마인드맵을 활용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는 법부터 시작해 콘셉트와 캐릭터를 설정하고, 내 콘텐츠가 가닿길 바라는 사람을 상상하고, 책ㆍ잡지ㆍ팟캐스트ㆍ뉴스레터 등 매체 전반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기획법과 기획안 쓰는 법, 콘텐츠를 기획할 때 생각해야 하는 질문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자신이 만들어 온 콘텐츠와 직접 보고 듣고 읽어 온 콘텐츠를 사례로 들면서요.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은 ‘콘텐츠’와 ‘기획’이 무엇인지 우리가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기획의 과정과 콘텐츠 만드는 법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저자가 겪은 시행착오까지 솔직하게 담아낸 옹골찬 책입니다. 콘텐츠와 기획이라는 어쩌면 거대하게 느껴지는 단어 앞에서 조바심을 내고 있다면, 머릿속에 뿌옇게 잠들어 있는 아이디어를 선명하게 만들고 싶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먼저 이해하고, 나아가 세상과 연결되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그 출발점에 서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