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동안 제가 읽은 책들 중에서 단 한 권만을 추천해야 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다다서재에서 펴낸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을 고를 거예요.
평생 '우연'을 연구하다 유방암에 걸려 죽음을 앞둔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 그는 자신의 몸과 병, 그리고 죽음을 철학의 대상으로 삼고 의료인류학자 이소노 마호와 편지를 주고받기로 합니다. 책에 담긴 스무 통의 편지는 우연과 필연, 불운과 불행, 질병과 의료, 운명과 선택, 삶과 죽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우리를 풍성한 사유의 세계로 안내하지요.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수없이 많은 '어쩔 수 없는 우연'에 휘말립니다.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에게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이 그랬고, 저에게는 사적인서점을 운영하며 마주한 모든 일들이 그러했지요.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우연들 앞에서 우리는 무력합니다. 미리 계획하고 대비할 수 없으니까요. 대신 우리에게는 그 우연에 대응해 나가며 나와 내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나갈 초력(超力) 이 있다는 걸, 이 책이 저에게 알려 주었답니다. (한자로 '뛰어넘을 초'를 씁니다.)
깊어가는 9월의 밤, 다다서재의 대표이자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을 번역한 김효근 편집자와 함께하는 사적인 밤의 대화를 준비했습니다.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을 중심으로 다다서재에서 펴낸 책들을 가지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에요. '돌봄', '당사자성',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관심 많은 독자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