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흐름을 이어갈 차세대 여성 작가 설재인 신작!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모인 사후세계에서 시작되는
애틋하고 뭉클한 이해, 용서, 화해, 그리고 사랑!

“나는 그 지옥을 통해 뭔가를 배웠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폭력, 이제라도 있는 힘껏 저항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만이 가는 사후세계. 이곳에 떨어진 모두에겐 의무가 있다. 자기 목 뒤에 엉킨 실타래 매듭을 풀어야 한다. 이 매듭을 전부 풀어야만 안식을 취할 수 있고, 매듭은 타인과 스킨십을 해야만 풀린다. 남편 장준성의 폭력에 시달리다 한강에 몸을 던져 이 세계로 떨어진 서진. 이 세계의 사람들이 있는 힘껏 관계를 맺으려는 모습에 겁을 먹고 숨어 버린다. 가장 막막한 순간, 서진은 장준성을 발견하고, 옛 애인 건웅과도 마주친다. 이 세계를 떠돌던 서진과 건웅은 우연히 중학생 선형과 가족처럼 지낸다. 살아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한 가족이라는 행복. 그러다 선형이 죽음을 선택한 이유가 장준성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서진은 자신과 건웅, 선형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장준성과의 악연을 맺음하려 하는데…….

“우리는 평생 타인이 살아야 했던 그 삶의 질량을 몰라. 저 행성에 갈 수 없으니.”
타인의 삶과 무게에 조심스럽게 건네는 응원, 위로, 그리고 뭉클한 애정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중력 안으로 타인의 고통을 가져다 놓고 그 무게를 가늠하려 하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보다 가볍게 여기기 쉽다. 소설에서는 서진이 주로 그러한 실수를 저지른다. 청년 빈곤의 상징이라 할 만큼 절박하고 힘들게 살아온 서진으로서는 자신과 반대되는 환경에서 살아온 건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건웅 역시 서진을 사랑하면서도 서진의 처지를 쉽게 짐작하지 못한다. 결국 죽고 난 뒤에야 각자의 사정이 지닌 ‘질량’을 알게 된다. 사후세계의 탐정 역할을 자처하며 매듭 풀 생각은 않고 눌러앉은 ‘삼촌’이라는 인물과 어쩌다 건웅과 함께 돌봐주게 된 중학생 남자아이 선형의 등장과 함께 각자의 삶의 무게를 가늠해보는 흡인력 있는 사건들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가늠해보고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

“내가 목도하거나 나 자신이 직접 겪어야 했던 일련의 일들이 실은 폭력이었다”
고백하고, 응원하고, 연대하는 진심이 담긴 소설!
전작에 비해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고 한층 경쾌해진 분위기로 독자들 곁에 새 이야기를 끌고 온 설재인 작가. 자살한 사람들이 가는 사후세계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현실의 무게감을 덜고, 죽고 난 뒤 과거 시점으로 드러나는 서진과 건웅의 연애 이야기를 통해 재미를 더했다. 두 사람의 연애담이라는 큰 얼개 위에 녹록지 않은 2022년 한국 사회 청춘들의 생활상을 세밀하게 그렸다. 독자들은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가늠해보고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