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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20년간 완만한 자살을 시도해온 것일까
아니다. 필사적으로 살려고 한 것이다

빈곤저널리즘상을 수상한 현직 아사히신문 기자
정신질환자 아내와 함께한 20년을 기록한 르포르타주

★ 2022 서점대상 논픽션 부문 최종후보작!
★ 장일호 기자 강력 추천!

『아내는 서바이버』는 현직 아사히신문 기자가 정신질환자 아내와 함께한 20년을 기록한 책이다.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이상행동을 시작한 저자의 아내는 섭식장애, 망상, 해리성 장애, 알코올 의존증, 인지저하증까지 여러 정신질환을 차례로 앓고, 부부의 삶은 송두리째 뒤바뀐다.
저자는 아픈 아내를 돌보며 겪은 개인의 고통을 털어놓는 데에서 나아가 정신 의료의 수용주의와 가해성,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 가족 돌봄의 현실 등 ‘정신질환’을 둘러싼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짚어본다. 아내의 병으로 인해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 눈을 돌린 저자는 빈곤저널리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기도 한다.
아사히신문 디지털판에 연재되는 동안 이례적으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저자의 글은 출간 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2022 서점대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정신질환자 아내를 돌보며 무너지는 일상
정신 의료의 가해성과 가족 돌봄의 현실

2002년 가을. 결혼 4년 차였던 저자의 아내가 갑자기 엄청난 양을 음식을 먹고 토하는 행위를 시작했다. 저자가 낯선 지역으로 발령받아 바쁘게 취재에 매달리며 전업주부인 아내를 홀로 두었던 시기였다. 아내의 병명은 섭식장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병은 점점 깊어지고 아내가 망상, 충동, 자해에 자살까지 시도하는 동안 저자는 회사 일과 돌봄 노동을 병행하며 지쳐간다.
『아내는 서바이버』는 아사히신문사의 현직 기자가 정신질환자 아내와 함께한 20년간의 삶을 써낸 기록이다. 결혼 초반 발병한 아내의 정신질환으로 인해 평탄했던 저자의 일상은 무너진다. 아내의 폭언과 폭력, 과식에 지출하느라 떠안은 빚, 밖에서도 회사 일에 열중할 수 없는 상황, 기자로서 하고 싶던 장기 취재를 할 수 없고 여가도 취미도 인간관계도 모두 포기해야 했던 괴로움을 저자는 건조한 문체로 써내려간다.
또한 저자는 개인적인 돌봄의 기록에서 나아가 정신질환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사회적 차별과 편견, 생활고, 고립 등 정신질환자를 둘러싼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짚어낸다. 정신질환자는 무조건 폐쇄병동에 입원시키려 하는 수용주의, 상담보다는 처방에 중점을 두며 환자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훈계하는 진료 방식의 가해성 등 정신 의료의 위험한 이면을 개인의 체험과 저널리스트로서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낱낱이 파헤친다.

죽음이 아니라 삶을 선택하기 위한 노력
광인이 아닌 존엄한 한 인간을 말하다

아내는 섭식장애가 망상, 해리성 장애로 심화되다 결국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다. 합병증으로 여러 차례 응급 상황을 겪고 정신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며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어느 날, 아내는 한 임상심리사와 만나고 정신질환의 근원을 되짚어볼 기회를 갖게 된다. 바로 자신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 그 과정에서 저자는 학대와 폭력으로 가득했던 아내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되고 그 처절함에 할 말을 잃고 만다.
저자는 정신질환자에게 약 복용과 시설 수용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병의 원인인 ‘트라우마’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랜 세월 아내를 지켜본 끝에 저자는 각종 의존증, 섭식장애, 습관적인 자해 행위에 빠진 당사자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엄습하는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식이나 술 같은 ‘진통제’를 찾는다고 확신한다. 아내는 죽고 싶어서 음식과 술에 매달린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저자는 대중매체가 흔히 정신질환자를 그리는 방식에서도 벗어나려 했다. 병을 앓고 있지만 인간성까지 잃지는 않는 아내를 통해 현실적인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저자의 아내는 정신질환의 긴 터널을 지나온 생존자일 뿐 아니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기도 하다. 아내는 정신을 놓고 폭식을 하고 술을 마시고 폭언을 쏟아내는 동시에 이웃을 걱정하고 남편의 일을 응원하고 아픈 몸으로 남편을 위해 요리하기도 한다. 이 책 역시 아내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길 꺼려하던 저자에게 “나처럼 고통받는 사람을 줄이고 싶”다며 글을 쓰도록 독려한 아내의 이타심에서 출발했다. 이 책은 베테랑 기자가 썼지만, 그의 정신질환자 아내가 함께 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빛을 비추고 싶다
아픈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사회 여러 현장을 누비며 비리를 파헤치는 탐사 보도에 관심이 많던 저자는 아내의 병으로 인해 사회부 전근을 포기하고 대형 기획 취재에서도 빠져야 했다. 기자로서 하고자 했던 일들이 좌절되며 우울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픈 아내를 돌보는 일은 뜻밖의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저자는 가난, 질병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주목하며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를 보고 싶다. 빛을 비추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빈곤 문제에 대한 기획 취재와 특종을 거듭한 끝에 빈곤저널리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다.
저자의 글은 아사히신문 디지털판에 연재되는 동안 이례적으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출간 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돌봄의 현실을 생생히 보여주는 동시에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한 이정표가 될 만한 책이라는 평을 들으며 ‘2022 서점대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우리 사회 역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심각하고 정신 의료의 현실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처절하고 진솔한 돌봄의 기록은 우리에게도 ‘아픈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