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쇄가 도대체 뭐길래!
만화 『중쇄를 찍자!』를 보면 편집부에서 일하던 편집자가 잔뜩 들뜬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이렇게 외칩니다. "중판출래!" 동료들은 박수를 보내고 편집부 분위기는 순식간에 떠들썩해지지요. 중쇄가 과연 무엇이기에 이토록 모든 출판인을 들뜨게 만드는 것일까요?
중쇄란 처음 출간한 도서의 초판이 모두 팔려 나가 동일한 데이터를 다시 인쇄하는 일을 말합니다. 이때 책이 모두 팔리는 것은 작가와 출판인에게 재고 소진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작가에게는 이런 책을 또 써도 된다는 확신, 편집자에게는 이런 책을 또 만들어도 된다는 확신, 마케터에게는 이런 책을 원하는 독자가 있다는 확신을 주지요. 요컨대 중쇄는 다음 책을 기약할 수 있는, 책 쓰고 만들고 파는 사람의 로망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콘텐츠의 홍수 속 책은 여느 때보다 입지를 위협받고, 출판 시장의 규모는 날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출판인은 어떤 책을 어떻게 만들고 또 어떻게 팔아야 할까요?
대형 출판사에서 잔뼈 굵은 편집자로 오래 일했고 이제는 1인 출판사 대표로 동분서주하며 책을 만들고 있는 한 출판인이 있습니다. 출판사 '멀리깊이'의 박지혜 대표입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그는 치열하게 고민하여 중쇄를 찍는 몇 가지 방법론을 도출했습니다. 『중쇄 찍는 법』은 그 결과입니다.

잃어버린 독자를 찾아나서는 중쇄 공략집
핵심 독자를 명확히 설정하고 또렷한 콘셉트를 갖추는 기획력은 출판사의 생존과 직결됩니다. '멀리깊이'를 운영하는 저자는 번뜩이는 기획력으로 출간 도서 중 70퍼센트를 중쇄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토대로 중쇄를 찍는 '중쇄의 황금비'를 만들었습니다. 중쇄를 찍는 책엔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고, 이 요소를 적절한 비율로 충족하면 중쇄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몸소 체험한 시장의 움직임과 경험한 뼈아픈 실패담을 예로 들며 이 공식을 설명하지요. 『중쇄 찍는 법』은 중쇄의 필요조건을 면밀히 분석한 중쇄 공략집입니다.
책만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믿으며 트렌드를 주도하는 책의 모습을 상상하는 저자는 출판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더불어 책이 점점 더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대신, 새로운 책을 계속 만들 근거가 이렇게나 많다는 이야기로 동료 출판인을 힘껏 응원하지요. 잃어버린 독자를 되찾고 새로운 독자를 찾아 나서며 책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자고 역설하는 이 책은 출판인이 독자를 좀 더 잘 만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도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