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따뜻하고 포근한 그림체 안에 ‘태어남’이라는 사뭇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보드랍고 조심스레 담아냈습니다.
삶의 시작과 끝은 맞닿아 순환한다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던 작가의 전작인 <마음의 비율> 그리고 <식물의 기억>과 궤를 같이하는 책입니다.
이 책에는 “아무리 잘 보관하고 어루만져도 결국 바래고 헤지는 게 책이지만 그 유한한 책의 순간이 너무 아름다워, 허무하고 허무하면서도 다시 또 책을 만들게 되나 봅니다.”란 작가의 말처럼,
이야기나 그림 외에도 책이란 매체로서 느껴지는 레트로한 무드와 보송한 종이의 촉감,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등 물성으로서의 감각을 함께 읽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작가의 의도는 차치하고 ‘뭐든지' 축하하고만 싶어지는 기분 좋은 책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