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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권의 시집을 상재하고 〈미당문학상〉, 〈대산문학상〉, 〈김현문학패〉 등 국내 유수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그 문학성을 인정받아온 시인 김언의 독서산문집 『오래된 책 읽기』가 출간되었다. 역동적인 문장과 실험을 주저하지 않으며 한국 시단의 독보적인 영토를 구축해온 시인은 이번 독서산문집을 통해 시간을 제법 보낸 책을 꺼내어 유효한 의미들을 되짚어본다. 실제로 이번 산문집에서 다뤄지는 책은 절판되거나 품절된 책도 더러 있는 2000년대 출간 도서로, 시인이 그동안 독서일기처럼 연재해온 산문 등을 엮은 독서견문록이기도 하다. 긴박하게 호출되는 시의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책 속에 깃들어 있는 삶의 의미를 통찰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재해석하며 우리 앞에 꼭 필요한 질문들로 함께 나누는 현장이 된다.

올해로 등단 26년 차가 된 시인은 그동안 자신의 창작 경험과 책 속의 지혜를 균형 있게 교차시키며, 더 웅숭깊은 독서 현장으로 안내한다. 시인은 책이 고유히 나아가는 방향을 친절하게 제시하면서도, 한 번쯤 되돌아볼 만한 의미를 문학적으로 되짚어보면서 텍스트의 변방을 만들지 않는다. 그 미덕을 지니기 위해 책이라는 폭풍우를 수도 없이 만나온 시인의 안내는 산문집에서 다뤄지는 책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유할 수 있게 한다. 지나간 것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동을 찾는 일로, 오래된 책 읽기의 기쁨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책 읽기의 즐거움”
시인 김언의 삶에 흔적을 남긴 독서 목록

등단 후 일곱 권의 시집을 세상에 선보이며 한국 시단의 독보적인 영토를 구축해온 시인 김언의 독서산문집 『오래된 책 읽기』가 출간되었다. 올해로 등단 26년 차가 된 시인은 이번 산문집에서, 근래에 출간한 책들의 독서 기록이 아닌 주로 2000년대에 출간되어 잊혀가는 책들을 다시 호명한다. 지나간 것에서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책 속의 유효한 질문을 데려와 문학적으로 사유한다. 스물여덟 권의 책과 함께 건너가는 독서 현장에는 세상에 대한 궁극적 물음, 존재에 대한 감각, 문학적 체험 등을 펼치며 책이라는 폭풍우 속 지나온 시인의 목소리가 맺혀 있다. 책의 줄거리나 내용의 의존하지 않고, 함께 골몰해볼 수 있는 날카롭고 예리한 사실을 토대로 사유의 무대를 만든다.
시인은 “어떤 책은 글쓰기를 동반하면서, 그러니까 기록하고 사유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기꺼이 내 문학의 자양분이 되어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스물여덟 권으로 채워진 오래된 독서 목록을 소환한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문학, 예술, 인문서에 대한 짧은 인상기를 토대로 한 독서일기 형태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2부에서는 옛날이야기로 흘려보낼 수 없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산문으로 1편을 제외하고 모두 2000년대에 집필한 것이다. 3부는 시인에게 문학적 자양분과 길잡이가 되었던 책, 이 외에 4부에서는 시와 시인의 풍경을 거닐며 쓴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책이라는 폭풍우를 지나며 쓴 독서견문록

프란츠 카프카, 커트 보니것, 미셸 투르니에, 프랑시스 퐁주부터 김수영, 이승훈, 허만하, 김언수까지. 시대와 국경을 불문하고 많은 독자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책부터, 예술 저변에서 한 번쯤 만나본 적 있을 것 같은 생소한 책까지 『오래된 책 읽기』에서 소개하는 독서 목록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삶 그 자체를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의 내밀한 면모처럼 그 읽기의 풍경 또한 그윽하고 드넓기만 하다.
책의 줄거리나 내용에 기대지 않고, 책을 지나는 시인의 보폭에 맞춰 흐르는 산문들로 책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시인은 어떤 경계에서 함부로 판단하거나 기울어지지 않고 책과 사람, 세계와 문화의 중심에서 균형을 ‘새로고침’하며 한 발씩 나아간다. 그것이 독서라는 폭풍우를 건너는 방법일 것이다.

시인은 책을 온전히 마주하면서도, 어긋날 수 있는 지점 또한 피하지 않으며 독서가 선사하는 다채로운 감각과 경험을 문장으로 적는다. “직전까지 지켜왔던 나의 신념을 한순간에 깨부수기도” 했던 지난 독서의 순간을 ‘고요하게만 읽을 수 없었던’ 스물여덟 권 책들과 함께 담아낸 『오래된 책 읽기』. 뜻밖의 발견과 지나간 것에 대한 탐구, 세계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는 자기 속도 탐닉, 폭풍우 속의 길 찾기…… 시인의 삶에 새로이 흔적을 남겼던 책 이야기가 전하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