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것을 새삼 ‘고맙게’ 발견하는 시인의 눈[目] 
김은지 신작 시집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출간

도서출판 걷는사람 시인선 열세 번째로 김은지 시인의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가 출간되었다. 작은책방 낭독회와 팟캐스트 ‘세너힘’(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 많다 그래서 힘들다)의 진행자로도 활발히 활동해 온 김은지 시인은 스스로를 ‘책방 중독자’라 일컬을 만큼 작은 책방을 자주 탐방하고, 소소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귀 기울이며, 그것을 시로 기록해낸다. 
시집 해설을 쓴 희음 시인은 이러한 김은지의 시 쓰기를 “다정함의 회로, 시적 순간을 알아보고 건네고 이어받는” 행위라 일컬으며, 김은지 시인이 가진 “경청”의 힘에 주목한다. “너무 작아지다 못해 이제는 ‘없는’ 존재를 듣기 위해 우리 모두가 숨죽일 때” 작은 목소리의 존재들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올 수 있는데, 이를테면 김은지 시인은 그 ‘숨죽임’과 ‘경청’을 온몸으로 실현하는 시인인 것이다.
열 살이 넘은 반려견(이 아이는 특히 고구마를 좋아한다)을 들여다보며 “고구마와 고마워는/두 글자나 같네//말을 걸며/빈틈없이 이불을 꼭꼭 덮어 줄 수 있는/겨울 고마움”이라고 쓴 것처럼, 시집의 표제작을 읽다 보면 우리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것들을 새삼 ‘고맙게’ 발견하는 시인의 눈[目]에 공감과 경탄을 자아내게 된다. ‘고구마’와 ‘고마워’의 닮은 점을 발견하는 그 즐거움을 우리가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시집은 하나의 선물과도 같은 것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