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기쁨과 슬픔
인간은 늘 생각을 합니다. 자신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기나긴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섬광 같은” 사유를 느끼기 위해서, 자유롭기 위해서, 미래로 날아가기 위해서, 자신의 지성을 벼리기 위해서, 무엇보다 생각하는 일이 즐겁기에 생각을 합니다.
인간은 생각을 참 안 하고 삽니다. 생각을 하면 내면에 큰 갈등이 생기거든요. 또한 “생각을 하면 어떤 결론에 이를 텐데 그 결론이 늘 달가울 리는 없”고, 의심하거나 믿는 것은 쉬운데 생각은 무척 수고롭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생각이란 무엇일까요?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이기에 우리에게 즐거움과 괴로움을 안겨 주는 걸까요?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각하는 힘을 단련시키는 생각에 관한 100개의 문장들
『생각의 말들』 저자 장석훈은 20여 년간 영어와 불어를 한국어로 옮기는 일을 해 왔습니다. 오랜 시간 언어와 언어의 관계를 고찰하고, 책으로 만난 지성인들의 사유를 자신의 언어로 소화하기 위해 읽고 쓰고 생각하는 일에 매진했지요. 그는 생각이란 ‘공기처럼 흔하고 익숙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귀함을 모르고 생각을 함부로 부리며, 줏대 없는 생각이 멋대로 나를 부리게 내버려 둔다고 지적하지요. 저자가 보기에는 무언가를 헤아리고 판단하고, 마음을 먹고, 의견을 내고, 정성을 기울이고, 상상하고, 분별하는 일 모두를 아우르는 ‘생각한다’는 행위 그 자체보다는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할지가 중요합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삶을 감당하는 것은 생각의 영역이고, 그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고” 그 고민을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사람의 격과 삶의 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삶의 격을 높이기 위해 고대 중국과 그리스의 철학자부터 셰익스피어, 괴테, 니체, 헬렌 켈러, 아인슈타인, 생텍쥐페리, 카뮈, 한나 아렌트 등을 거쳐 현대의 스티브 잡스까지, 생각에 줏대가 있던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했고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소설, 희곡, 시, 에세이, 강연, 광고, 기사 등에서 발굴한 생각에 관한 100개의 문장을 톺아보지요.
저자에 따르면 이 책에 실린 100개의 문장은 각각 독립된 문장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큰 우주를 이루는데, 그 안에는 여섯 개의 중간 은하계가 존재합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은하계, 생각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은하계, 생각과 생각의 표현에 관한 은하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사유하도록 이끄는 은하계, 무엇을 생각할 것인지 숙고해 보도록 하는 은하계, 모든 생각을 떠난 무념무상의 은하계가요. 저자는 이 생각의 우주를 읽어 나갈 때 지성인들의 명쾌한 문장에 단순히 취하지 말라고 주의를 줍니다. 100개의 문장에서 새롭고 풍요로운 의미를 길어 올린다면 여러분은 생각하는 힘을 제대로 기를 수 있고, 여러분 삶의 격은 보다 단단해 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