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한 몸이었던,
인생에서 가장 애틋하고 행복했던 시간

내가 태어날 때까지

『어쿠스틱 라이프』난다 작가가 그리는
‘내가 태어날 때까지’ 열 달의 시간

백홍치와 마수철 부부는 6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 두 사람은 오랫동안 임신을 기다렸지만 좀처럼 아이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그토록 기다렸던 아이가 찾아오고, 부부는 부모가 될 준비를 시작한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는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 작가의 첫 장편으로,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시간을 그린 만화이다. 2013년 여성커뮤니티 [마이클럽]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여성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으며 당시 누적 조회 수 100만을 기록하였다.

제목인 ‘내가 태어날 때까지’는 임신을 알게 된 직후부터 아이를 출산하기까지 시간을 의미한다. 남편과 아내로 존재하던 두 사람이 부모가 되어가는 열 달 남짓한 그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과도기에 속한다. 몸과 마음은 물론 그들을 둘러싼 관계까지, 모든 면에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는 그 강렬하고도 애틋한 시간을 난다 특유의 감성으로 그려낸다.

세상에 기쁨의 개수는 셀 수 없이 많고
나는 그중에서 부모가 되는 기쁨을 골랐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는 스토리텔러로서 난다 작가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어쿠스틱 라이프』의 백미인 리듬감 넘치는 개그와 밀도 높고 섬세한 문장들은 여전히 살아 있지만 그 결은 사뭇 다르다. 작가 본인이 등장하는 생활만화인 『어쿠스틱 라이프』와는 달리 『내가 태어날 때까지』는 가상의 부부를 내세운 픽션이다. 한 아이의 엄마인 작가는 『어쿠스틱 라이프』를 통해 자신의 임신 출산 경험담을 한 차례 그린 바 있다. 『내가 태어날 때까지』에서는 인물들의 입을 빌림으로써 자신의 경험담을 다시금 떠올리지 않게 조심하는 한편 고민과 깨달음만을 이야기 속에 촘촘히 엮어내었다. 실제로 『내가 태어날 때까지』에는 간접체험이나 상상만으로는 빚어내기 어려운 장면이 가득하다.

이 세상 곳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고 대단한 이벤트임이 분명한 임신과 출산. 난다 작가는 이 평범하지만 대단한 사건이 가져오는 충격과 변화, 그리고 감동을 자신만의 화법으로 들려준다. 자칫 감정 과잉이 되기 쉬운 소재임에도 호들갑 떨지 않는 난다 작가의 표현 방식은 이야기의 의미와 가치를 보다 선명하게 전달한다. 『어쿠스틱 라이프』에서 증명된 작가의 균형 감각이 또 한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 책을 읽고 그때가 떠올라
또 한번 속수무책으로 행복해졌다.”
- 임경선, 『엄마와 연애할 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