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열고 고속열차에 탄 사람처럼 살았습니다. 
주변 풍경을 살필 겨를도 없이 전속력으로 달리다 보니 어느 날 마음의 멀미가 찾아왔습니다. 
뭘 해도 마음이 울렁거리고, '내가 열차를 제대로 탄 게 맞는 걸까' 목적지를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고개를 들어 옆을 보았더니 완행열차를 타고 여행을 즐기고 있는 진아 님이 보였습니다. 
작은 역까지도 모두 들르느라 속도는 더딜지 몰라도, 매일의 날씨와 풍경을 만끽하며 '나를 위한 순간들'을 잊지 않고 챙기는 모습이 근사해 보였습니다. 

모두가 목적지만 바라보며 '빨리 가야 해' 하고 서두를 때, '자기만의 속도로 가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요'라고 말해주는 사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건 이렇게 하는 거구나. 진아 님을 보며 배웁니다. 

이제 열차를 갈아탈 시간이에요.


- 책처방사 정지혜 드림